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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MLB에도 소개된 역대급 끝내기

형주의서 2021. 5. 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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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형주의서입니다~

 

어제 KBO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문학 경기에서 역대급 끝내기 장면이 나왔죠? 처음에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어리둥절하던 장면이었는데요, 선수들도 어리둥절했으니 보는 이들도 어리둥절하는 게 당연하죠.

 

상황은 이랬습니다.

5:5 동점이던 SSG 랜더스의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1사 만루.

이재원이 3루 땅볼을 칩니다.

3루수 문보경이 3루를 밟아서 2루 주자 한유섬이 포스아웃 됩니다.

이후 문보경은 3루에서 홈으로 달려가는 추신수를 잡기 위해 포수 유강남에게 송구합니다. 이때 추신수가 런다운에 걸립니다.

유강남은 추신수를 끝가지 따라 가나 추신수는 3루에 무사히 귀루합니다. 이때 포스아웃된 한유섬은 3루 근처에 서있었습니다.

그런데 유강남이 뜬금없이 이미 아웃 처리된 한유섬을 쫓아가고 한유섬도 다시 2루에 귀루하려 합니다. 

그 사이 추신수가 다시 홈으로 달려갑니다.

이걸 본 유강남은 공을 홈으로 안 던지고 뜬금없이 3루 근처에 있던 유격수 손호영에게 던집니다.

그리고 추신수는 무사히 끝내기 득점에 성공하며 SSG 랜더스가 6:5로 승리합니다.

 

이 기괴한 끝내기 장면은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이자 유투버 대니얼 김의 트위터를 통해 MLB 공홈인 MLB.com 메인에도 소개될 정도로 '해외토픽'감이 되었습니다.

 

올해도 KBO가 한 건 했네요 ㅋㅋㅋ

사람이야 착각을 할 순 있지만 이게 하필 끝내기라서 뼈아팠던 장면 중에 주목할만한 장면 몇 개를 꼽아봤습니다.

 

1. 문보경은 홈이 아닌 1루로 던져 이닝을 끝냈을 수 있었습니다.

문보경은 이재원의 땅볼 타구를 다이빙으로 잡아냈습니다. 이걸 못 잡아내면 어차피 끝내기패였을 텐데, 멋진 수비로 이닝까지 종료시켰다면 더없이 좋은 그림이었을 겁니다. 특히 다이빙 스탑 후 3루를 밟고 홈 송구를 안 하고 1루 송구를 했다면 주말 내내 화자 됐을 겁니다. 문보경이 3루를 밟았을 때 이재원은 홈에서 막 출발한 상태였습니다. 평소 이재원의 주루 능력을 생각하면 문보경이 1루로 송구해서 이재원을 충분히 아웃시킬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문보경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추신수를 잡기 위해 홈으로 송구했고, 이게 전설의 시작이 됐습니다.

 

1루 송구했으면 100퍼 아웃 상황이네요;;

2. 유강남이 몇 번이고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걸 혼돈으로 바꾼 이는 유강남입니다. 문보경의 송구를 받은 유강남은 추신수를 런다운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왜인지 상당히 소극적이었습니다. 유강남은 런다운의 정석인 협살을 까먹었는지 추신수를 쫓으면서 공을 3루를 지키고 있던 유격수 손호영한테 안 주고 그냥 그대로 추신수를 3루까지 쫓아가서 결국 추신수는 세이프가 됩니다.

여기서 그냥 끝났으면 다행일 것을, 유강남이 큰 착각을 했는지 이미 아웃된 한유섬을 쫓고 유강남을 본 한유섬도 그냥 일단 도망갑니다(...) 이때 유강남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옵니다. 뒤늦게 추신수가 홈으로 향하는 장면을 목격한 유강남은 홈 송구로 추신수를 아웃시킬 기회가 있었습니다.(주루 능력이 좋은 추신수가 아웃 가능성이 있었는지는 논외로...) 하지만 서두에 언급했다시피 유강남은 공을 3루에 있던 손호영에게 던집니다. 아까 런다운 할 때 안 던지고 이제서야 던진 겁니다...

 

3. 쉴 새 없이 아웃을 외치는 3루심

유강남이 한유섬을 쫓자 3루심은 쉴 새 없이 아웃 선언을 합니다. 이 순간 3루심은 그 누구보다 열일 했습니다. 아마 아웃을 큰 소리로도 몇 번 외쳤을 겁니다. 이 정도면 LG를 도와주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유강남은 저 심판한테 밥이라도 사줘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심판 : 야 쟤 아웃이라고!!!

4. 추신수가 경험한 어메이징 크보

물론 100년이 넘는 야구 역사에 비스무리한 상황과 결말은 있었겠지만, 추신수의 표정에서 볼 수 있듯이 적어도 본인 야구 인생의, 이 날 그라운드에 있던 대부분 선수들의 야구 인생의 이런 끝내기는 처음이었을 겁니다. 그 와중에 추신수의 주루 플레이가 빛났습니다. 유강남이 한유섬을 쫓을 때 추신수는 다시 홈으로 전력질주하지 않았습니다. LG가 눈치채지 못하게 슬금슬금 홈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모를 귀루에 대비해서요. 결국 그의 야구 IQ는 SSG의 승리를 결정짓는 한 방이 됐습니다.

 

아...이게 어메이징 크보구나...

이번 끝내기는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줍니다.

LG 3루수 문보경은 2019년 입단했지만, 올해 5월에 데뷔한 신인 중의 신인입니다. 문보경이 좀 더 경험 있는 3루수였다면, 홈 송구보다는 1루로 송구해서 넉넉하게 이재원을 병살로 처리할 수 있었을 겁니다. 경험만큼 중요한 게 동물적 야구 감각인데요, 어제 같은 1사 만루 상황(6회)에서 프로 3년차 노시환의 호수비를 보면 제 말이 이해가 되실 겁니다. 물론 문보경의 홈 송구가 절대 틀린 건 아닙니다.

 

한화의 미래 노시환!

MLB 베테랑 SSG 랜더스 추신수의 주루 플레이가 빛났습니다. 추신수의 2차 홈 쇄도는 성의 없는 게 아닙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LG 야수들이 눈치 못 채게 추신수는 귀루 여부를 생각하며 주루 플레이를 했습니다. 물론 아웃이 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SSG는 추신수로 인해 귀중한 1승을 챙겼습니다.

 

이때 유강남이 손호영한테 공 던지지 말라고 한 건 왜??

LG 포수 유강남은...ㅎㅎㅎㅎ 그냥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프로 경력 10년이 다 돼가는 포수가... 사람이 착각이야 할 수 있지만 하필 그게 끝내기 상황이라, 한 동안 욕 좀 먹을 거 같네요. LG의 안방마님이라 더더욱요. 그리고 사실 유강남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할 순 있습니다. 밑에 사진에서 보시면 유강남은 문보경한테 1루로 던지라고 얘기를 했었으니까. 뭐 하루빨리 툭툭 털고 일어나길 바랄 뿐입니다. 어차피 시즌은 길고 한 경기 진 거니까.

 

유강남은 처음부터 문보경한테 1루로 던지라고 신호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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