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4일 대만 여행의 마지막날이 되겠다. 예스폭지 버스투어를 하고 바로 다음날 새벽 한 시 비행기로 인천으로 돌아가는 일정이다.
예스진지, 예스폭지, 예스폭진지. 다 대만 여행 필수코스 일정의 여행상품 이름이다. 예류 지질공원, 스펀, 스펀폭포, 진과스, 지우펀 중에서 네 군데, 아니면 다섯 군데 다 버스로 돌아보는 여행상품으로 네이버, kkday, 마이리얼트립 등 다양한 투어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다. 우리는 예스폭지를 선택.
호텔 커피숍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투어 집합 장소인 타이베이 메인역 우체국 앞으로 갔다. 출발 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와이프와 아이들은 메인역에서 대만 관광객들의 인기 관광상품인 누가크래커, 펑리수 등을 쇼핑했다.
관광버스는 시먼딩역에서 1차로 관광객들을 먼저 태운 후 우리의 집합 장소인 타이베이 역으로 온다. 버스는 10시 직전에 도착했다. 우리는 관광 종료 후 바로 공항 가는 일정이라 버스에 짐을 실었다. 여담으로 이 날 이렇게 관광이 끝나고 바로 공항으로 향하는 가족은 우리 밖에 없었다. ㅎㅎ
10시에 투어 출발. 예전에 오사카 갔을 때 일본 교토 버스투어 때도 그렇지만 이번 가이드도 한국인으로서 본인이 대만에서 살아온 이야기, 여러 팁들을 이동 중에 알려준다.

첫번째 관광 장소는 예류 지질공원이다. 첫 관광지이고, 수시로 비가 오기 때문에 여기서 우의를 사라고 가이드가 친절히 알려준다. 공원 입구 바로 앞에 1 대만달러에 형형색색의 우의를 파는 우의 매대가 있다
대만 여행 마지막날인데 있는 동안 계속 비가 안 오다가 이 날 비가 좀 내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앞으로의 여정이 험난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생기기 시작했다.
예류 지질공원은 바람과 파도의 침식, 지각 운동으로 만들어진 여러 바위들이 있는 공원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바위 중에는 여왕머리와 하트모양이 유명하다.




교토 버스투어 당시 가이드는 정말 정성스레 관광객들을 챙겨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포토스팟까지 데려다주고 그랬는데 이번 대만 가이드는 자유관광하라고 하며 같이 공원 안까지 들어가진 않았다. 가이드가 알려준 대로, 공원 안 안내도를 보며 여차저차 포토스팟을 찾아가긴 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비슷한 바위 모양이 많아서 내가 제대로 사진을 찍은 건지도 모르겠네^^;;
다음은 천등 날리는 것으로 유명한 스펀이라는 유명한 전통 마을로 이동했다. 이동 중에 가이드가 스펀이랑 스펀 폭포에서 먹을 간식 주문을 받았다. 이 곳에서는 닭날개 볶음밥, 땅콩 아이스크림, 멧돼지 소시지 등이 유명하다.
이때부터 비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우의 사기를 정말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천등가게가 즐비한 도로에서 가이드 안내 대로 천등을 사러 갔다. 천등에 우리 가족의 소원을 붓으로 쓰고 가게 직원이 사진을 찍어주고 그렇게 우리 가족은 우리의 천등을 날려 보냈다.



천등을 날려 보내고 버스에서 주문받은 땅콩 아이스크림과 닭날개 볶음밥이랑 게튀김으로 허기를 달랬다. 아 물론 맥주도 함께. 춥지만 맥주는 못 참지 ㅋㅋ




다음으로 차로 5분 거리인 스펀 폭포로 향했다. 여기서 이 장소의 명물인 멧돼지 소시지와 고기꼬치, 각종 과일들을 먹었다. 맥주도 또 마셨다. 비가 점점 거세지고, 이때도 가이드는 자유여행을 하라 하고… 가이드가 폭포는 어디로 가라고는 했는데, 사실 헷갈려서 어디가 어디인지 몰랐다. 그래서 정작 폭포는 못 봤다.




급 피곤해진 몸을 버스에 맡기고 예스폭지의 마지막인 지우펀으로 향했다.
주말에는 관광버스가 지우펀 안까지 들어갈 수 없기에 지우펀으로 가는 시내버스로 한번 갈아타야 했다. 그렇게 도착한 센과 치히로로 유명한 지우펀. 여기서도 역시 가이드는 자유 여행을 보장. 어디 어디 가라고 카톡으로 공유해 주기만.
좁은 골목길에 관광객은 넘치지.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지. 어찌어찌 높은 곳까지 올라갔으나 정작 유명한 포토스팟은 못 갔다.



비가 점점 거세지고 신발 안에 다 젖고.. 일단 제일 먼저 보이는 커피숍으로 몸을 피신했다. 커피를 시키고 몸이 따뜻해지니 다시 도전 정신이 발동해서 나 혼자라도 포토스팟으로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고 커피숍을 나왔다. 가이드가 알려준 대로 카톡을 보면서 길을 가는데 비는 쏟아지지 날은 어두워졌지 잘 안 보이더라. 다른 팀 관광객들은 그 팀 가이드가 직접 안내해 주며 올라가고 있어서 그 팀을 따라가기로 했다. 우리 가이드가 약간 날로 먹는 중임을 이때 깨달았다.
폭우가 점점 거세져서 결국 이동을 포기하고, 가족들은 계속 전화 오고, 우리 팀의 복귀 시간은 다가오고, 그냥 아쉬움 속에 다시 커피숍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관광버스로의 복귀도 험난했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관광버스로 가야 했기에 폭우 속에 시내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정말 지옥펀이라고 불릴만하다.
예스폭지 관광을 끝내고 타이베이 역에서 내려서 우리는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새벽 1시 비행기인데 지연 출발을 해서 공항에서 예상시간 보다 1시간 넘게 대기해야 했다. 저녁도 제대로 못 먹고, 공항 안 식당들은 다 문 닫고, 정말 고통스러운 기다림이었다 ㅠㅠ
비행기는 타이베이에서 새벽 두 시 반 정도에 출발했고 인천은 6시 좀 안돼서 도착했다. 도착하니 눈보라가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어두운 새벽에, 눈보라에 장기주차장에 주차한 내 차 위치가 헷갈려서 이걸로 또 30분 이상 헤맸다ㅠㅠ 늙어가는 내 나이를 한탄했다. 집에 가는 그 순간까지 고생한 2박 4일 대만 여행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