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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이 얼마 전에 넷플릭스와 공동으로 마이클 조던의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를 제작해 방영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느라 집에만 갇혀있던 스포츠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볼거리였다. 하지만 정작 내 눈을 사로잡은 건 ESPN에서 매주 또는 매월 방영하는 미니 다큐멘터리 '30 for 30' 였다. "라스트댄스"를 보면서 우연히 알게된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처음에는 2009년 ESPN 창립 30주년을 맞아 30년간 ESPN이 취재한 굵직한 스포츠 사건들을 30명의 다른 감독들이 3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것에서 출발한다. 이것이 Volume Ⅰ 이다.

하지만 스포츠는 늘 전 세계 팬들에게 각본 없는 드라마를 선사하기 마련.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래서 2012년 "30 for 30"의 시즌 2(Volume Ⅱ)가 돌아오게 된다. 매년 이런 시리즈를 제작하는 건 아니었다. Volume Ⅲ는 2015년에 방영했으며, 2019년 9월부터 올해까지 Volume Ⅳ가 방영 중이다. 방영 주기는 ESPN 마음이다. 매주 했던 시즌도 있고 한 달에 한두번 한 적도 있다. Volume Ⅳ도 평균 한달에 한번 방영하는 중이며, 4월 19일부터 5월 17일(현지 시간)까지는 "라스트댄스"를 방영하느라 결방했다. 

정식 Volume 외에 외전도 많다. Volume Ⅰ 이후 못다 한 이야기들을 다루는 "ESPN Films Presents", 인터넷 전용인 "30 for 30 Shorts", 2014년 월드컵 기념 "30 for 30 : Soccer Stories" 등, "30 for 30"는 ESPN 나름의 의미 있는 방송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외전까지 합치면 200개가 넘는 "30 for 30" 에서 다룬 몇몇 이야기들을 나열해보면

1. Kings Ransom : 30 for 30 최초 에피소드로 NHL 하키 레전드 웨인 그레츠키가 에드먼튼 오일러스에서 LA 킹스로 트레이드된 충격적인 실화

2. Winning Time: Reggie Miller vs. The New York Knicks : 94, 95 NBA 플레이오프 인디애나 페이서스 레지 밀러와 뉴욕 닉스 및 닉스 팬들과의 라이벌전

이 형도 레지 밀러랑 한바탕 했었다.

3. June 17th, 1994 : 이 날 동시에 있었던 미국에서의 엄청난 이벤트들(아놀드 파머의 마지막 US 오픈, 미국에서 개최된 최초의 월드컵 축구, NHL 스탠리컵 우승팀 뉴욕 레인저스의 카퍼레이드, 휴스턴 로켓츠 vs 뉴욕 닉스의 NBA 파이널 5차전, MLB 켄 그리피 주니어가 시즌 30호 홈런 친 날)

시즌 전체가 아니고 6월 30일 이전에 30호 홈런을 침으로서 베이브루스와 타이를 이뤘다.

4. Catching Hell : 2003년 메이저리그 NLCS 6차전에서 파울볼을 잡다가 놓친 컵스 팬 스티브 바트맨과 컵스 이야기

스티브 바트맨만 아니었다면 컵스는 이 잔치를 2016년이 아닌 2003년에 했을 수도 있었을까?

5. The Price of Gold : 美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토냐 하딩이 라이벌 낸시 케리건을 청부 폭행한 사건

영화같은 이야기가 실제로 영화화 되었다...

6. Nature Boy : WWE 릭 플레어의 일대기

7. O.J. Made in America : 그 유명했던 OJ 심슨이 부인 살해 용의자로 몰린 사건

서론이 매우 길었다-_-;;

그중에 내가 주목한 건 최근에 방영한(현지 시간 6/14) "Long Gone Summer"다. 94, 95년 파업으로 망해갔던 MLB를 98년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라는 두 거포가 세기의 홈런 레이스로 전 세계 야구팬들을 열광시키며 살린 이야기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후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1998년 그 해 여름은 대단히 대단했다. 이거 보고 군대 갔다.

아무튼 군 입대 전(...) 추억 중 하나로 너무 보고 싶은 다큐멘터리라 어떻게든 보려고 인터넷을 뒤졌다. 넷플릭스에서는 방영 안 해주고, ESPN 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데 한국에선 못 보고, 유투브는 그냥 감상평만 올라오고 포기하려던 찰나, 페친님께서 친절하게 미국 아이튠즈 계정 만들고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아이튠즈 기프트 카드를 사서 충전하고 볼 수 있다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래서 다음 포스팅은 미국 아이튠즈 계정 만들고 "Long Gone Summer"를 시청한 이야기로 돌아오고자 한다.

써놓고 보니 본론, 결론 보다 서론이 압도적으로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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