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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킬러 인사이드 : 아론 에르난데스는 왜 괴물이 되었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

 

안녕하세요 형주의서입니다~

 

오랜만에 넷플릭스로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는데요

 

'킬러 인사이드 : 아론 에르난데스는 왜 괴물이 되었나' (Killer Inside : The Mind of Aaron Hernandez)라는 다큐멘터리는 자살로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천재 미식축구 선수가 왜 여러 살인과 범죄를 저질렀는지,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는지를 가족, 친척들, 어린 시절 친구들과 지인들, 그리고 사건에 관여한 여러 법조인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밝혀내는 내용입니다.

 

넷플릭스 킬러 인사이드

아론 에르난데스는 대학 미식축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아 뛰어난 운동 신경과 천부적인 재능으로

고등학생 때부터 일찌감치 스타 탄생을 예고했었습니다. 또 다른 대학 미식축구 명문 플로리다 주립 대학교(FSU)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후 당시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2010년 4라운드에 지명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4라운드 지명이었지만, 입단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차며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패트리어츠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2012년 이후, 미식축구장이 아닌 법정과 감옥을 드나들게 되고, 2017년 4월 19일 29살의 젊은 나이로 감옥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아래 이유들이 그가 저지른 범죄를 정당화시키진 않습니다. 적어도 가정 내외 성장 환경, 문제점이 있을 때 바로 해결해야 하는 책임감 등이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교훈을 얻을 뿐입니다.

 

 

1. 불우한 어린 시절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고서도 그걸 극복하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의 경우, 그 불우함의 정도가 심했다고 보여집니다. 이미 6살 때 성인 남성한테 겪은 성희롱, 미식축구 선수 출신 아버지한테 받았던 학대, 그럼에도 존경했던 아버지의 사망(아론의 아버지 데니스는 아론이 16살 때 병원에서 수술을 받다 사망합니다), 아버지의 사망 직후 어머니의 (조카 사위였던)남자 친구랑 한 집에서 살게 된 황당함 등은 에르난데스의 멘탈은 이미 어린 시절부터 벼랑 끝에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한 건 덤이고요.

 

에르난데스 가족 어린 시절. 맨 우측 아버지 ㄷㄷㄷ

 

2. 성소수자로서 압박감

1과 비슷한 맥락에서, 그 어떤 문제나 고민이 생겨도 주변에 그 고민을 들어주거나 해결해 줄 성숙한 어른들이 부족했던 에르난데스는 늘 곁에 있어주고 놀아주는 미식축구팀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고 결국 이들에게 의지도 하고 동성 간의 사랑도 하게 됩니다. 20대 초반에 초등학교 때 이성 친구와 약혼도 하고 딸도 낳았지만, 에르난데스는 죽는 그날까지 옷 장안에서 나오지 않는 양성애자로 사는 듯했습니다. 그의 입장에서는, 그리고 일반적인 남자 입장에서도 미국에서 제일 과격한 프로스포츠인 미식축구 선수가 성소수자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였으니까요. 커밍아웃을 못하는 동성애자 운동선수, 그가 받았을 스트레스가 극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측이 어린 시절 에르난데스와 동성애를 했다는 인물

 

3. 부족한 사회성

1과 2의 성장과정을 거친 에르난데스는 자신의 고향에 있는 대학인 코네티컷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FSU에 진학함으로써 주변 친지들을 놀라게 합니다. 자신의 불우했던 성장과정이 담겨있는 고향 땅과 결별하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육체적으로만 결별했지, 정신적으로는 결별하지 못했습니다. 온몸을 문신으로 도배하기 시작한 그는 FSU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를 치기 시작하는 등, 코네티컷에서의 생활을 그대로 플로리다로 가져옵니다. 눈여겨볼 점은 이러한 사고들이 경찰의 훈방조치, 상대방들과의 합의 등 비교적 가볍게 넘어갔고, 이러한 사실들이 에르난데스로 하여금 대학 때부터 '나 같은 미식축구 스타는 사고를 쳐도 비교적 쉽게 넘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드래프트 리포트 사회성 평가 최하위를 받은 것도 이 때문이고, 재능 하나는 엄청나서 특급 타이트엔드로 평가받았지만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지명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4. 악마의 재능

고향팀인 패트리어츠로 돌아온 게 불난 집에 부채질한 꼴이 된 것일까요? 1, 2, 3에서 보았듯이 에르난데스는 프로 와서도 악마의 재능을 가진 악동 이미지로 각인되는데요, 고향 친구들과 밤새 술 마시고, 대마초를 줄담배처럼 펴도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성장합니다. 이 정도면 본인 사회적 지위를 생각해서라도 사고 좀 그만 쳐야 할 텐데요, 이미 그는 철 들 나이가 지났습니다. 에르난데스는 친구인 알렉산더 브래들리와 2012년에 일반인 두 명을 권총으로 살해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요(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2014년 돼서야 기소됩니다), 이러한 큰 사건에 휘말렸음에도 불구, 그가 그 해 미식축구 시즌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사실에 전문가들을 혀를 내두릅니다. 심지어 그가 있던 교도소의 소장은 그를 아예 소시오패스라고 지칭할 정도입니다. 에르난데스를 영원히 감옥에 보낸 사건은 2013년에 일어나는데요, 바로 그가 친구 둘과 함께 처제의 남자 친구인 오딘 로이드 살해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증거가 에르난데스를 살인자로 가리키고 있지만 에르난데스가 끝가지 부인했기에, 그가 왜 로이드를 살해했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로이드가 그가 양성애자임을 알았고 그게 밝혀지기 두려워서 에르난데스가 로이드를 살해했다는 주장이 힘이 실립니다.

 

패트리어츠 시절 에르난데스

결국 에르난데스는 2013년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됩니다. 그래도 끝가지 자존심은 있었는지 위에 언급한 2012년 사건은 스타 변호사를 선임해서 무죄를 이끌어내는데요, 이로 인해 에르난데스는 비록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하지만 삶에 대한 용기를 얻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친구인 그의 약혼녀는 끝까지 에르난데스 곁에 있을 것임을 약속하고요. 이러한 모든 긍정적인 싸인에도 불구, 아론 에르난데스는 30살이 되기 전에 감옥에서 자살을 택합니다. 그러기에 그의 자살 이유는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다만, 다큐멘터리에서는 에르난데스가 자살하기 이틀 전, 보스턴 의 한 라디오쇼에서 에르난데스의 성 정체성에 대해서 언급을 하며, 우연찮게 그를 아웃팅 시킨 사건을 언급합니다. 평생을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싶었던 에르난데스 입장에서는 타의로 아웃팅을 당했으니 충격이 컸겠구나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 체포 장면은 지역 내에서 상당한 meme이 되었다네요.

미식축구는 그 과격함 탓에 선수들의 평균 선수 수명이 3년으로 매우 짧으며, 선수 생활을 오래 할수록 뇌진탕 같은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충격에 노출될 위험이 높습니다. 에르난데스의 사후 부검 결과 그의 뇌는 이미 그 나이대 성인 남성의 범주를 한 참 벗어날 정도로 망가진 상태였고, 이는 그가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음을 말해준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에르난데스는 과대망상에 시달리기도 했고, 그가 저지른 범죄 탓에 끊임없이 보복 위협에 처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위협이 실제로도 존재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에르난데스는 팀에 다른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트레이드 요청도 했었지만, 팀은 그의 요청을 묵살했다고 합니다. 그냥 당분간은 자신의 집이 아닌 다른 은신처에서 머물라고 했을 뿐입니다. 어이없게도 이 은신처는 에르난데스가 더욱더 대마초에 의지하는 장소가 됐다죠.

 

'킬러 인사이드 : 아론 에르난데스는 왜 괴물이 되었나'는 1시간짜리 3부작이라서 매일 한 편씩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한국에서 미식축구는 아직 미지의 스포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넷플릭스에서 이것을 상영했다는 사실이 반갑습니다. 미식축구 팬이 아니라도, 스포츠 다큐멘터리, 서프라이즈 등등과 같은 류의 영상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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