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먹는 걸 좋아한다. 매우 좋아한다. 누군가 나에게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 물어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두 가지가 떡볶이와 피자다. 근데 피자도 무조건 좋아하는 건 아니다. 프랜차이즈 피자는 주로 파파존스, 도미노, 피자헛, 이렇게 먹는다. 특히 파파존스는 저 세 개 프랜차이즈 중에 제일 미국적인 맛이라 나는 파파존스만 시켜 먹는다. 여담으로 코스트코 피자도 그래서 좋아했다. 남들은 짜다고 했지만 나는 그 특유의 미국 짠 피자 맛이 좋다. 또 다른 미국적인 피자 맛으로는 성수 핫플레이스 중 하나인 페이퍼플레이트를 꼽을 수 있겠다. 먼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성수에서 우리 동네 광장동까지 배달을 해주기에 배달비 6,000원을 감수하고 시켜 먹는 피자 맛집이다.
어느 날 미국식 피자 맛집을 검색하다 압구정동에 있는 지노스 뉴욕 피자를 발견하게 됐다. 카투사 복무 시절, 미군들이 나에게 지어준 별명이 닌자 거북이다. 내 미군 보스는 너처럼 피자 잘 먹는 사람 본 적이 없다는 말을 수시로 하고 다녔다. 닌자 거북이답게 이런 피자집은 지나칠 수 없었다. 마침 신당동에서 큰 애랑 볼일이 있어서 볼일 끝나고 바로 동호대교를 건너 압구정으로 향했다.
지노스 뉴욕 피자 압구정점 / 네이버 설명 : 신선한 소스가 돋보이는 맛있는 핫윙 / 서울 강남구 선릉로161길 18 2층 / 구글 평점 : 4.2점
네이버 설명에 피자가 아닌 핫윙이 있다. ㅋㅋ 피자집인데 핫윙에 자신이 있나 보다. 지노스 뉴욕 피자는 세 개 지점이 있다. 이태원이 본점이고, 압구정과 부산 해운대에 지점이 있는 모양이다. 내가 방문한 압구정점은 골목길에 있다. 발레파킹이 되는 곳이라 골목길 진입하자마자 발레 직원을 기다렸는데 나오지가 않아서 주변을 둘러봤다. 발레파킹 하는 곳은 가게를 지나서 우회전 해야 나온다. 다행히 나는 발레 직원이 지나가고 있어서 무사히 발레를 맡길 수 있었다.
주문은 QR코드로 한다. 요새 많은 식당들이 이렇게 하더라. 아들과 나는 라지 플레인치즈피자와 감자튀김을 시켰다. 나는 토핑 여럿 있는 거 싫어한다. 토핑 없는 피자가 제일 좋다.
식당에는 소개팅이나 데이트 하는 커플도 보이고, 가족단위로 오는 손님, 그리고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쓰는 교포들, 다양한 사람들이 식사하고 있었다. 유명한 맛집이라 생각했으나, 다행히 우리가 들어갈 때는 자리가 있었으며, 식당이 만석으로 꽉 차진 않았다.
주문했던 피자가 나왔다. 코와붕가!!를 외치며 (마음속으로) 아들과 나는 네 조각씩 먹었다. 나는 프렌치프라이도 매우 좋아하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두 개를 동시에 먹으니 이 순간만큼은 극락이 따로 없다고 말할 수 있다 ㅎㅎㅎ
지노스 피자 사장은 미국 뉴욕에서 정통 피자 레시피를 배워 한국에서 오픈했다고 한다. (사장님 이름이 지노인가? 진호?) 피자는 정말 정말 맛있었다. 눈 깜짝할 새 다 해치웠다. 마지막 크러스트까지 완벽하게
오랜만에 압구정 가서 맛집도 가고, 골목길을 빠져나가는 길에 젊음의 거리도 한번 쓱 훑어주고, 무엇보다 오랜만에 아들과 단 둘이 저녁 식사를 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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