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는 HBO 미드 '석세션'의 스포일러가 약간 포함돼 있습니다. ★
나는 쿠팡 와우 회원이라서 자연스레 쿠팡플레이도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자주 보는 건 아니지만 얼마 전에는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배우가 나오는 히든페이스도 봤고, 미식축구 시즌에는 미식축구 경기도 보고, 뽕을 뽑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없으면 허전하긴 하다.
지난 3월부터 쿠팡플레이에 미국 유명 유료 케이블 채널인 HBO (Home Box Office의 줄임말이다) 미드가 대거 입성했다. HBO 유명 미드는 정말 많이 봤다. 소프라노스, 앙투라지, 트루디텍티브 등등, 정말 기억에 남는 미드 들이다.
얼마 전에는 쿠팡플레이를 통해 석세션이라는 미드를 정주행 했다. 제목 Succession에서 말해주듯이 미디어 재벌가의 경영권 승계에 관한 내용이다. 가상의 미디어그룹인 '웨이스타 앤 로이코'의 '로건 로이'라는 회장이 네 명의 자녀들에게 (사실 세 명의 자녀들) 경영권을 승계해 주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드라마화한 건데 시즌 5로 끝난다. 드라마 나름 스토리도 탄탄하고 재미는 있지만 정말 골 때리는 게 5 시즌 내내 가족들끼리 서로 뒤통수친다. 때로는 서로 편 먹다가 갑자기 니 편, 내 편이 바뀌고 이 짓을 5 시즌 내내 반복하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지칠 수 있는 드라마다.
드라마에 대해서 다 얘기할 순 없고 본 포스팅에서는 석세션에 나오는 5인 가족들 위주로 설명을 하고자 한다.
아버지 로건 로이 (Logan Roy)
자녀들에 대한 사랑이 있기나 할까? 아마 인간으로서 자녀들을 사랑하기보다는 경영자로서의 우선적인 자질을 볼 것이다. 초반에는 차남인 켄한테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려 하지만 켄한테는 아직 그룹 회장으로서 결정적인 한방이 부족하다며 켄에 대한 경영권 승계를 차일피일 미룬다. 그 와중에 삼남인 로먼, 막내딸인 시브한테 경영권 너네가 가질래? 하면서 약 오르듯이 경영권 가지고 차남, 사남, 막내딸 사이를 오고 가며 남매들을 이간질시키는 소시오패스적인 면모를 시리즈 내내 보여준다. 전형적인 노망 난 늙은이이자 내 기준 이 드라마 최고 빌런.
장남 코너 로이 (Connor Roy)
어벙한 허당이라 일찌감치 아버지에게서 경영권 승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예 드라마 제일 처음부터 제외됐다. 코너가 콜걸과 결혼해도 아무런 신경을 안 쓸 정도로 아버지인 로건이 아예 포기한 인물. 본인도 경영자가 되는 건 포기했다. 그저 시골에서 유유자적 조용히 지내고 싶은 관종일 뿐. 얼마나 관종이냐면 뜬금없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가족들에게 웃음벨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때 아버지의 관심을 끌어, 아버지가 상당히 불편해했다.) 장남이지만 드라마에서도 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다.
차남 켄달(켄) 로이 (Kendall "Ken" Roy)
이 드라마의 주인공. 아니 메인 주인공들 중 한 명이라고 얘기해야 하나? 드라마 제일 초반에 나오는 인물이기에 자연스레 "아 얘가 주인공이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 하버드를 졸업한 수재지만, 재벌가라서 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약쟁이다. 시설에 들어가서 재활도 했지만 제버릇 개 못주는 영락없는 약쟁이라 크고 작은 사고들도 많이 친다. 아버지에게 끊임없이 시험당하는 불쌍한 인물. 주인공으로 인식되기에 감정이입이 많이 되고 그래서 고구마를 아주 많이 먹는 각오를 하며 바라봐야 하는 인물.
삼남 로만(로뮬러스) 로이 (Roman "Romulus" Roy)
성숙하지 못한 로건의 삼남. 가족, 일, 인생 모든 게 개그다. 입에서 비속어가 없는 날이 없다. 그럼에도 켄에겐 없는 결정적인 한방이 있는 건지, 로만의 여러 기행에도 그를 아끼고 COO로 임명하고 차기 회장으로 점찍어둔 인물. 정서적으로는 사 남매 중에 제일 비정상적이며, 더 이상 이렇게 밖에 설명을 못하겠다. 배역을 맡음 배우가 나 홀로 집에로 유명한 맥컬리 컬킨의 동생 키란 컬킨이라는 게 인상적.
장녀이자 막내 시오반(시브) 로이 (Siobhan "Shiv" Roy)
내 기준 이 드라마 제일 발암 캐릭터. 브레이킹 배드의 스카일러나 오자크의 웬디만큼은 아니지만 정말 비호감이다. 오픈 매리지(Open Marriage)를 표방하며 결혼식 전날 남편한테 바람피운 사실을 고백하지 않나, 자신은 진보이며, 아버지의 사업에 관심 없고 오히려 아버지 사업에 반대편에 서는데 아버지가 경영권을 제안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숨겨진 발톱을 드러내며 오빠들을 뒤통수치는데 정신이 없다.
장남인 코너를 제외한 삼 남매가 서로 회장이 되기 위해 별의별 수작질을 다 하는데 그 와중에 가족으로서는 I love you를 남발한다. 한참 서로 물어뜯을 것처럼 덤비면서. 정말 웃기지 아니할 수가 없다 ㅎㅎ 공과 사를 제대로 구별하는 프로페셔널한 가족들인가?
어쨌든 나는 회사원인지라 이런 기업 관련 드라마를 즐겨 보는 편이다. 아직 드라마를 안 본 상태에서 이 글을 보신 분들에게, 켄달 로이에게 감정이입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며 포스팅을 마치고자 한다.
P.S. 드라마 오프닝 음악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그리고 매 시즌마다 오프닝이 좀 다르다. 뭔가 시즌 1부터 시즌 5까지 진화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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