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시즌도 끝났고 이제 각종 상의 수상이 예상되어있다. 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 사이영상(Cy Young Awards, 사이영상인가? 싸이영상인가?)은 우리나라 시간 기준으로 아마 11/12 오전 8시쯤 발표될 것이다.
류현진은 사이영상을 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탈 수 없다.
류현진이 2년 연속, 그것도 각각 다른 팀과 리그에서 사이영 상 최종 후보 3인에 오른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코로나 때문에 컨디션 관리도 쉽지 않았을 것이고 새로운 리그, 그것도 강하고도 강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에서 첫 해부터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까지 보여줬으니 말이다.
올해 류현진은 100% 정상이 아니었던 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진의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시즌 중반 타이완 워커가 트레이드로 오기 전까지 제대로 된 선발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류현진과 맷 슈메이커뿐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은 아쉽지만, 어차피 사이영상은 정규시즌 기준으로 수여하며, 아래 세부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류현진이 사이영 수상자 최종 3인 후보에 오른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하필 올해 류현진의 사이영 경쟁자는 클리브랜드 인디언스의 극강 에이스 셰인 비버, 다저스를 떠나 미네소타에서 제대로 날개를 편 마에다 켄타다.
셰인 비버는 올해 정규시즌 12 경기에 선발로 나와 8승 1패, 1.63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77.1 이닝 동안 122개의 삼진을 잡아냈으며, WHIP는 0.87이다.
마에다 켄타는 '19년 시즌 종료 후 미네소타로 이적하고 나서 다저스 시절 로버츠 감독한테 홀대받은 상처를 완벽하게 극복해냈다. 마에다는 올해 11 경기 선발로 나와 6승 1패, 2.70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66.2 이닝 동안 80개의 삼진을 잡아냈으며 WHIP는 0.75다.
류현진은 12 경기에 선발 출장해 5승 2패, 2.69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마에다 보다 1 아웃 많은 총 67이닝을 던졌으며, WHIP는 1.15로 1을 훌쩍 넘는다.
단순히 스탯만 비교해봐도 셰인 비버가 압도적이다. 물론 보이는 기록이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면 요즘 많이 사용하는 WAR(대체 수준 대비 승리 기여), ERA+ (조정 평균자책점),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을 볼 필요도 없이 셰인 비버의 사이영상에 몰빵 해야 한다. 승수+1점대 방어율+이닝수+삼진 개수에서 앞서는 투수가 사이영상을 수상 못하는 거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굳이 이들의 WAR / ERA+ / FIP(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를 보고 싶다면...
비버 : 3.3 / 281 / 2.07
마에다 : 1.6 / 161 / 3.00
류현진 : 3.0 / 164 / 3.01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해야 할 것 같다. 류현진이 마에다를 제치고 2등은 할 수 있겠다. 특히 최고의 승률을 자랑하는 AL 동부지구의 최고 방어율이라 몇몇 표는 받을 수 있는 정도다.
류현진이 사이영상 수상자 후보로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그것도 2년 연속으로...
내년에는 좀 정상적인 시즌을 소화해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제대로 된 에이스로서 그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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