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포스트시즌] 플로리다 말린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포스트시즌은 극과 극이다.

2020년 MLB의 단축된 60 게임 정규시즌이 끝났고 3전 2선승제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시리즈도 금방 끝났다. 류현진의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각자의 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탈락했다. 류현진, 김광현 둘 다 포스트시즌에서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이 있었기에 각자의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다. 내년에 더 좋은 재미거리를 기대해본다.

내일 시작하는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아래와 같이 각 리그에서 4개 팀, 총 8개 팀이 올라간다.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1번 시드 탬파베이 레이스와 5번 시드 뉴욕 양키스가 맞대결하고, 3번 시드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번 시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붙는다.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1번 시드 LA 다저스와 4번 시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맞붙고, 6번 시드 플로리다 말린스와 2번 시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맞대결한다.

가장 눈에 띄는 팀이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플로리다 말린스다. 파드레스는 2006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고, 말린스는 2003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첫 포스트시즌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Cheating 논란 가운데 미네소타 트윈스를 꺾고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했으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오랜만에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승리했다.

 

2020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대진표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1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플로리다 말린스와 나름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지만 번번이 패배의 쓴 맛을 보는, 이번에도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탈락한 미네소타 트윈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플로리다 말린스는 1993년 창단 후 10년 동안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다. 늘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월드시리즈까지 우승한 후 주축 선수들을 내보내는 패턴*이긴 하지만, 어쨌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만 하면 우승했다. 두 번의 포스트시즌 진출로 표본은 적지만 미국 언론은 이들의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률 100%에 주목한다. 우승해였던 1997년, 2003년 다 와일드카드로 진출함으로써 각 해 디비전시리즈,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 총 6개의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올해까지 6승 무패이며, 이번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를 이기면서 총 7승 무패가 됐다. 포스트시즌만 진출하면 뉴욕 양키스 수준**으로 무적이 된다.

 

뉴욕 양키스 레전드 데릭 지터는 지금 플로리다 말린스의 공동 구단주다. 주축 선수들을 팔지 말았으면 한다.

총 3회의 월드시리즈 우승 기록이 있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마지막 우승은 1991년이다. 91년 이후에는 월드시리즈 진출 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21세기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지만 늘 와일드카드나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다. 2000년대 초중반 요한 산타나, 저스틴 모어노, 조 마우어가 있어도 늘 결과는 똑같았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으로 AL 중부지구 1위와 3번 시드를 받았지만 애스트로스한테 2연패 당하면서 최근까지 포스트시즌 경기 18연패를 기록 중이다. 마지막 포스트시즌 경기를 승리한 날이 2004년 10월 5일 뉴욕 양키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경기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다 연패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NHL 시카고 블랙혹스가 1975년에서 1979년까지 기록했던 16연패이며, MLB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1986년부터 1995년까지 기록했던 13연패이다.

 

마에다 켄타는 LA 다저스의 푸대접에서 벗어나 미네소타 트윈스의 에이스가 됐다. 꼭 잘 됐으면 좋겠다.

플로리다 말린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의 포스트시즌은 극과 극이다. 현지에서도 플로리다 말린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점치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미네소타 트윈스는 이제 포스트시즌 자동문으로 전락했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나에게는 애착이 조금 있는 팀이다. 내 친구가 박사 공부한 곳이 미네소타고 내가 여름휴가 때 이 친구를 방문해서 트윈스 경기도 직관했었다. 플로리다 말린스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응원하는 팀 뉴욕 메츠와 같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 속해있으며, 메츠 발목 잡은 것도 여러 번이다. 모쪼록 미네소타 트윈스도 플로리다 말린스처럼 포스트시즌에서 승승장구하길 기원한다.

 

* 조시 베켓, 미구엘 카브레라, 이반 로드리게즈 등이 2003년 우승 멤버다.

** 말린스는 실제로 2003년 월드시리즈에서 4승 2패로 뉴욕 양키스를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