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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

안녕하세요 형주의서입니다~

 

한국시간으로 오늘 오전 뉴욕 메츠의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은 김하성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있는 샌디에고 파드레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했습니다. 오늘 경기 이전까지 0.62(오타 아닙니다)의 방어율을 기록한 내셔널리그 MVP 후보 디그롬은 오늘 또 다른 MVP 후보인 타티스 주니어를 상대로 2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6이닝 1피안타 10탈삼진으로 호투해 방어율을 0.56으로 낮췄습니다. 이는 시즌 첫 10경기 선발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 라이브볼 시대 들어서 시즌 첫 10경기 선발 최저 방어율은 세인루이스 카디널스의 전설 밥 깁슨이 1968년 기록한 1.52, 1985년 뉴욕 메츠의 비운의 신동 닥 구든의 1.89입니다. 디그롬의 기록은 상대가 안 되는 기록입니다. 물론 디그롬의 투구 이닝이 적은 편이지만, 이는 이 포스팅 후반에 다시 얘기하겠습니다.

 

디그롬의 방어율 역사를 향한 여정

이번 포스팅에서는 디그롬의 방어율 역사를 향한 여정에 대하여, 디그롬이 현존하는 주요 방어율 기록을 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기준은 밥 깁슨(Bob Gibson)의 1968년 최종 방어율 1.12, 닥 구든(Doc Gooden)의 1985년 1.53, 그리고 덤으로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페드로 마르티네즈(Pedro Martinez)가 기록한 2000년 타자들의 약물 시절 1.74입니다. (디그롬은 2018년 217 이닝을 던져 1.70의 방어율을 기록한 적이 있어서 사실 페드로의 기록을 깨도 놀랍진 않습니다.) 보스턴 레드삭스 더치 레너드의 1914년 0.96은 데드볼 시대라 기준에서 제외하겠습니다.

 

들어가며...

 

6월 12일 현재 제이콥 디그롬의 2021년 기록은 10경기 선발 등판해 6승 2패, 64이닝(경기당 평균 6 1/3이닝), 103개의 삼진, WHIP 0.53(오타 아닙니다)입니다. 이렇게 보면 저 2패가 미스터리입니다. 하지만 디그롬을 잘 아는 팬들은 전혀 미스터리가 아니라고 느낄 겁니다.

디그롬 투수 기록

한 가지 또 재미있고 황당한 거. 디그롬의 올해 현재 타자로 나서 5타점을 기록 중입니다. 그런데 디그롬이 헌납한 자책점이 4점입니다. 시즌 3개월째로 접어들어서 현재 투수인 디그롬은 자신이 내준 점수보다 자신이 불러들인 점수가 더 많은 엽기적인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ㄷㄷㄷㄷㄷㄷㄷ

디그롬 타자 기록

 

뉴욕 메츠는 현재 55경기를 치렀고, 앞으로 107경기가 남아있습니다. 디그롬이 평균적으로 5경기마다 등판할 것을 예상하면 앞으로 디그롬은 향후 약 21경기의 선발 등판이 예상됩니다. 경기당 평균 이닝 적용 시 디그롬은 잔여 경기 동안 134 1/3 이닝을 더 던지게 됨으로써 시즌 198 1/3 이닝을 소화하게 됩니다.

 

1968년 세인루이스 카디널스 밥 깁슨 1.12

 

역동적인 밥 깁슨의 투구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 동작으로 밥 깁슨은 1968년 300 이닝 이상을 던지며 1.12의 경이적인 방어율을 기록했습니다. 이 기록 단 하나만 봐도 이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전설인 걸 알 수 있습니다. 300이닝, 1점대 방어율은 불멸의 기록, 최소 몇십 년은 나오지 않을 대기록입니다. 밥 깁슨의 1968년으로 인해 투수 마운드 높이가 내려간 건 유명한 일화입니다.

 

디그롬이 밥 깁슨의 1968년 1.12 방어율을 깨려면 198 1/3 이닝 동안 24 자책점을 줘야 합니다. 현재 디그롬의 자책점은 4점입니다. 깁슨의 방어율 기록을 깨려면 디그롬은 향후 21경기 동안 20 자책점을 내줘야 하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 경우 디그롬의 시즌 최종 방어율은 1.09가 됩니다. 25 자책점은 1.14 입니다.

 

1985년 뉴욕 메츠 닥 구든 1.53

 

많은 메츠팬들은 구든(16)이 메츠의 전설 탐 시버(41)의 뒤를 이을 거라 기대했습니다.

디그롬의 뉴욕 메츠 선배인 구든은 1984년 혜성처럼 등장해 신인상을 수상하고 1985년 싸이영 상을 수상합니다. 1986년에는 메츠를 창단 두 번째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우승 퍼레이드에는 약물에 취해 나오지 못했습니다. 바로 이 약물로 인해 구든의 창창했던 미래가 망가집니다.

 

어쨌든 구든의 1985년 대기록을 깨려면 디그롬은 남은 21경기 동안 29 자책점, 총 33 자책점을 내줘야 합니다. 33 자책 시 디그롬의 시즌 최종 방어율은 1.50입니다. 34 자책시 방어율은 1.54 입니다.

 

2000년 보스턴 레드삭스 페드로 마르티네즈 1.74

 

페드로는 2000년 부터 외계인이라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페드로의 2000년은 스테로이드 시대에 기록한 1점대 방어율이라 더욱더 경악스러웠습니다. 페드로가 1.74로 방어율 1위였는데, 2위가 로저 클레멘스가 기록한 3.70입니다. 1, 2위간 2점이나 차이 납니다. 이런 이유로 페드로는 우리나라에서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페드로가 기록한 2000년 조정평균자책점(ERA+)은 291로 레너드, 깁슨, 구든을 압도하는  단일 시즌 역대 1위입니다.(참고로 통산 ERA+ 1위는 양키스의 전설이자 특급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의 205고, 2위가 디그롬의 156입니다. 페드로의 통산 ERA+는 154입니다)

 

디그롬이 페드로의 방어율 기록을 깨려면 남은 21경기 동안 34 자책점, 시즌 총 38 자책점을 내줘야 합니다. 38 자책 시 디그롬의 시즌 최종 방어율은 1.73이고 39 자책시 1.77이 됩니다.

 

마치며...

 

2021년 건강하게!

사실 위에서 언급한 세 명의 투수가 현재 디그롬이 본인들과 비교되고 있다는 걸 알면 코웃음을 칠 수도 있습니다. 깁슨이 1968년 던진 이닝이 300이 넘고 1985년 구든이 던진 이닝도 200대 후반입니다. 2000년 페드로 마저 200이닝이 넘습니다. 위에서 계산한 것처럼 디그롬은 현시점에서 올 시즌 투구 이닝이 200이 안 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현재 잔부상이 있어 팀에서 투구 수 관리를 하고 있는 디그롬이 차차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면 200이닝을 넘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선발로 나와 이런 미친 방어율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할 만합니다.

 

디그롬의 다음 등판 예상일은 4일 휴식 후 16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입니다. 오늘 상대한 타티스 주니어의 파드레스도 강팀이지만, 앤서니 리조와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시카고 컵스도 현재 NL 중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오히려 이런 강팀과 만났을 때 디그롬의 진가를 더더욱 알 수 있습니다. 전 세계 MLB 팬들이 디그롬의 다음 등판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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