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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이것저것

[NFL] 실패로 끝난 샌프란시스코 49ers의 2024 시즌

by 형주의서 2024.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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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NFL) 명문 구단 샌프란시스코 49ers의 2024 시즌이 끝났다. 아직 두 경기가 남긴 했지만 플레이오프에 탈락을 했기에 이 팀의 시즌은 이미 끝난 거나 마찬가지다. 최근 5년 동안 두 번의 슈퍼볼에 진출할 정도의 강팀임을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다. 특히 바로 작년에도 슈퍼볼 우승 문턱까지 갔던 팀이고 너무 아깝게 눈앞에서 우승을 놓치고 만 후 작년과 똑같이 전력이 상향 안정화된 상태라 팬들의 기대가 더더욱 컸을 텐데 많이 아쉬울 것이다.

 

49ers는 작년에 슈퍼볼에서아깝게 졌다

이 상황에서 49ers가 택할 수 있는 옵션은 두 가지다. 하나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는 팀을 상대로 마지막까지 열심히 해서 고추가루를 뿌리는 것, 아니면 그냥 주전들 대거 쉬게 놔두고 후보 선수들을 경기에 출장시킴으로써, 숨은 보석을 발굴하는 것. 뭐 49ers 카일 섀너헌 감독이 알아서 할 일이다. 나는 이 팀의 실패한 2024년 시즌을 한번 돌아보면서 왜 49ers가 올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는지 복기해보고자 한다.

 

1. 주요 선수들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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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강의 몸싸움을 자랑하는 미식축구 특성상 부상은 피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부상 없이 17 경기를 뛰는 게 대단할 정도. 그래서 미식축구에서의 핵심 선수들의 부상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데, 올해 49ers 선수들의 부상 정도가 팬들이 보기에 너무 참담한 수준이었다.

 

MVP이자 매든(NFL 게임)의 표지 모델인 리그 탑급 러닝백 크리스찬 맥카프리가 일찌감치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 당했다. 맥카프리가 이적해 온 22년부터 49ers의 공격은 확연히 달라졌는데, 그가 출전했을 때와 출전 안 했을 때 경기당 평균 득점이 10점 가까이 차이 나는 거 보면 맥카프리의 공격 기여도가 상당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런 공격의 핵이 시즌 아웃을 당했으니, 팀 전력이 상당히 하향됐을 터. 그래서 조던 메이슨이라는 훌륭한 백업을 발굴했는데 이 선수도 부상으로 시즌 아웃 당했다...

 

49ers 공격의 핵 크리스찬 맥카프리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전 와이드 리시버 브랜든 아이육도 7주 차 경기에서 부상으로 시즌 아웃 당했다. 오프 시즌에 대형 연장계약을 그에게 안겨주었기에 구단 입장에서는 더욱 뼈 아프다. 게다가 이 계약도 트레이드를 요청한 아이육을 겨우 달래서 성사한 계약이라 더더욱 쓰릴 것.

 

올해 연장 계약한 아이육까지 부상을..

여기에 더 해 올해는 무슨 마가 꼈는지, 와이드 리시버 디보 새뮤얼, 리그 정상급 타이트엔드 조지 키틀까지 부상으로 몇 경기 쉬었다. 이렇다 보니 제아무리 최근 몇 년간 49ers의 리빌딩을 선도한 쿼터백 브록 퍼디라도 이런 주전 공격수들이 불안정하게 부상당하고 몇 경기 못 나오거나 시즌 아웃 되면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칠 수가 없다. 오히려 그동안 퍼디의 활약이 퍼디 개인의 실력보다 훌륭한 공격수 쪽에 지분이 더 큼을 증명하는 시즌이 돼 가고 있다. (여담으로 퍼디도 올해 부상으로 두 경기 결장)

 

공격진만 부상당한 게 아니다. 수비의 핵 트렌트 윌리엄스가 10주 차 이후 시즌 아웃됐으며, 디펜시브 엔드 닉 보사 역시 부상으로 몇 경기 결장했다. 올스타 세이프티 탈라노아 후팡가도 시즌 중후반 이후 시즌을 접는 등, 올해 49ers는 공격이나 수비나 부상으로 안 풀리는 해였다.

 

2. 정신적 고난

 

선수들의 신체적인 고난만 있었던 건 아니다.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은 정신적 고난도 많은 한 해였다. 트렌트 윌리엄스의 아내가 쌍둥이를 임신했는데 한 명은 유산, 한 명은 사산되는 큰 아픔을 겪었다. 코너백 차바리우스 워드는 나이 한 살의 딸을 심장병으로 잃었다. 오펜시브 라인 코치 크리스 포어스터는 암으로 배우자를 떠나보냈다. 강한 팀워크가 필요한 미식축구 특성상 개인의 슬픔은 팀 전체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100% 강인한 멘탈로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태였을 것이다. 

 

트렌트 윌리엄스는 올해 쌍둥이를 잃었다

게다가 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도 슈퍼볼 우승에 실패한 정신적 피로감도 꽤 컸을 거라고 본다. 21 시즌에서는 NFC 챔피언 결정전에서 LA 램스에게 17:7로 앞서가다가 17:20으로 패하는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그리고 이 해 램스는 슈퍼볼 우승을 했다. 22 시즌에도 이그를 상대로 NFC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으나 하필 퍼디의 부상으로 7:31로 처참하게 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작년에는 대망의 슈퍼볼에 올랐으나, 다 이긴 경기를 놓치고 오버타임에서 역전패당하는 등 최근 3년은 힘이 많이 빠지는 날들이었다.

 

3. 지구 내 라이벌 상대 참패

 

결과적으로 위에서 언급된 이유들로 인해 팀은 안 좋은 쪽으로 시너지가 발휘됐다. 뭐 다 이해한다. 하지만 지구 라이벌들한테만이라도 잘했으면 그나마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이 있었다. 현재 49ers가 속한 NFC 서부는 농어촌 전형이라고 불릴 정도로 약체다. 팀장 15~16경기를 치른 현재 NFC 서부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팀이 아직 안 나왔다. LA 램스가 9승 6패로 1위, 이번주 목요일 이미 16번째 경기를 한 시애틀 시호크스가 9승 7패로 2위다. NFL은 같인 지구 팀이랑 한 시즌에 두 경기씩 맞대결하는데 현재 49ers의 지구 전적은 1승 4패다. 이 중 2패가 LA 램스를 상대로 나왔다. NFL 플레이오프 타이브레이커는 지구 맞대결 성적이 우선이라 지나 주 경기 결과가 49ers와 램스의 성적이 최소 동률이었기에 49ers의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것.

 

퍼디는 대박 계약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현재 49ers의 미래를 책임지는 쿼터백은 브록 퍼디다. 퍼디의 별명은 Mr. Irrelevant다. '노관심' 정도로 해석이 되는 이 별명은 매년 NFL 드래프트 맨 마지막(262번째) 픽 선수에게 주어진다. 퍼디가 바로 22년 Mr. Irrelevant였다. 그런 선수가 NFL 명문팀 49ers를 이끌고 있으니 이만한 인생 역전 스토리가 없다. 특히 작년에 아깝게 슈퍼볼 우승을 놓쳤는데 팀을 슈퍼볼에 데려간 것만으로도 많은 찬사를 받고 있는 어린 선수다. 나 역시 이 언더도그가 올해도 정말 잘해주길 바랐으나, 결과가 플레이오프 탈락이라 안타까울 따름이다. 기왕 이렇게 된 거 49ers가 남은 시즌 재정비하고 내년에 다시 예전의 강팀으로 돌아오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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