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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Blood

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원제 : BAD BLOOD - Secrets and Lies in a Silicon Valley Startup)은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 존 캐리루(John Carreyrou)가 폭로한 테라노스(Theranos : Therapy '요법' + Diagnos '진단'의 합성어)라는 美 실리콘 밸리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엽기적인 사건들을 폭로한 책이다. 퓰리처상 2회 수상(해설보도부문) 기자답게 테라노스, 테라노스가 진출한 지역, 美식약청, 전현직 직원들을 광범위하게 조사하며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의료 스타트업으로 이름을 날리던 테라노스 뒤에 숨겨진 비밀과 거짓말을 파해 쳐냈다.

 

저자는 이 책을 발간하면서 수많은 협박에 시달렸다. 심지어 테라노스 직원들은 저자를 주인공으로 한 비행기가 저자의 얼굴을 격추시키는 게임도 개발했었다. 나중에 저자는 이 게임을 즐기는 강한 멘탈도 유튜브에 보여줬었다. 

 

테라노스를 설립한 엘리자베스 홈즈(Eizabeth Holmes, 1984년생)는 어렸을 적 부터 떡잎부터 다른 여성이었다. 7살에는 타임머신의 작동원리에 대해 그림을 그리며 연구했고, 9살, 10살 때는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억만장자'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어른들이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냐고 되물으면 '내가 억만장자가 되면 대통령이 나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얼마나 승부사 기질 있냐면, 어렸을 적 사촌들이랑 모노폴리(미국판 브루마블) 게임을 하면, 사촌들이 파산할 때까지 끝을 봤으며, 어쩌다가 지는 경우, 문을 박차고 나가는 등 화를 주체 못 할 정도로 억울해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어렸을 적부터 남다른 야망과 기업가 정신이 있는 여성이 대학교 2학년 때 본인방에서 몇주씩 밖으로 나가지도 않으면서 연구한 끝에 '테라노스'라는 기업을 창업한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테라노스(Theranos) 설립자 엘리자베스 홈즈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엘리자베스 홈즈의 대담함, 카리스마에 놀라움을 느꼈다. 의료산업과 인류의 건강을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홈즈의 매력에 이끌린 것일까? 피 한방울만으로 병명을 알 수 있는 진단키트를 만든다는 스타트업에 윌튼 패밀리, 머독, 콕스 미디어그룹 등 많은 유명한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테라노스는 전체 약 5억불(5,500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이 투자금으로 연구개발도 하고 고액의 연봉을 지불하며 죠지 슐츠, 헨리 키신저 전 美 국무장관, 윌리엄 페리, 제임스 매티스 전 美 국방장관 등 빵빵한 인물들로 이사진을 꾸렸다. 처음에는 정말로 뭔가 보여서 열심히 연구개발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홈즈의 꿈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이 많은 투자금을 거짓과 포장에 쓴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본인한테 방해가 되는 인물들은 가차없이 회사에서 쫓아냈다. 그 사람이 CFO든, 핵심 R&D 인력이든,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말이다. 본인을 따르는 사람들은 적극 감싸줬는데 이들을 이용해서 퇴직한 사람들이 저자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압박도 했다. 심지어 죠지 슐츠를 통해 그의 손자이자 결정적 제보자인 타일러 슐츠에게도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그 당시 조부와 손자 사이도 잠시 틀어진 걸로 알려져 있다. 지금 둘의 사이는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솔직히 왜 아직도 유수의 많은 투자자와 유명인사들이 홈즈한테 속았을까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다. 내가 그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정말로 테라노스의 장밋빛 미래는 속을만했던 것일까? 피 한 방울 만으로 병명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에 넘어간 것일까? 아니면 당돌한 젊은 여성의 사탕발림에 속은 것일까? 실제로 홈즈와 마주하면 일부러 본인의 목소리를 숨기고 저음의 목소리를 내는 그 매력과 카리스마에 압도당하는가?

 

이 책의 영화화가 진행 중이며 제니퍼 로렌스가 홈즈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한다. IMDB 가보니 영화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어쨌든, 혹시라도 나중에 영화를 보면 그 속는 과정을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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