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NFL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NFL 플레이오프는 AFC, NFC 각 지구 7팀, 총 14팀이 진출한다. 각 지구 1번 시드는 부전승으로 와일드카드 라운드에서는 2번 시드 ~ 7번 시드 팀들이 격돌하고, 그 이후에는 높은 시드 vs 낮은 시드 순으로 슈퍼볼까지 가는 식이다. 올 시즌에는 시즌 마지막까지 플레이오프 대진표가 형성되는 과정이 상당히 쫄깃했다.
신인이 제대로 터진 워싱턴 커맨더스
먼저 워싱턴 커맨더스는 올시즌 전체 2번 픽으로 데려온 쿼터백 제이든 대니얼스가 NFL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루키 시즌을 보내며, 12승 5패로 4년 만에 다시 플레이오프에 등판했다. (여담으로 1번 픽 케일럽 윌리엄스를 가지고 간 시카고 베어스는 시원하게 망...) 제이든 대니얼스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이 필요할 정도다. 일단 같은 팀 선배였던 로버트 그리핀 III의 한 시즌 신인 쿼터백 러싱 야드 기록을 갈아치웠으며, 8주 차 드래프트 1번 픽 케일럽 윌리엄스의 시카고 베어스를 상대로 던진 끝내기 헤일 매리는 이 2000년생 햇병아리 쿼터백이 찐임을 각인시켰다. 올 시즌 커맨더스의 12승은 33 시즌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워싱턴은 최근 9 시즌 동안 올 시즌을 포함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두 시즌 밖에 안되는데, 대니얼스가 쿼터백으로 온 이상 이제는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이 될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9년만에 플레이오프 진출한 덴버 브롱코스
덴버 브롱코스는 정말 오랜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9 시즌 만이다. NFL에서 두 번째로 긴 플레이오프 탈락 기간 (영어로는 플레이오프 가뭄, playoff drought이라고 하는데 한국어로는 딱히 쓰는 용어가 없는 것 같다) 기록이다. 참고로 1위가 올해로 14년째인 뉴욕 제츠. 페이튼 매닝이 슈퍼볼을 우승한 그 시즌 이후 처음이다. 브롱코스는 러셀 윌슨을 트레이드하고 올 시즌 드래프트에서 전체 12번으로 데려온 보 닉스가 스티브 맥베이 코치의 전술과 잘 맞아떨어지며, 보 닉스 시대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그 여정은 쉽지 않았다. 시즌 마지막 주까지 조 버로우가 하드캐리한 신시내티 벵갈스, 마이애미 돌핀스와 경우의 수를 따지는 쫄깃한 플레이오프 경쟁을 이어가야 했다. 특히 마지막 주 직전 경기에서 벵갈스에게 지는 바람에 벵갈스의 업셋이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기대감이 NFL 내에서 공존했었다. 그래도 다행히 마지막 주 상대인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일찌감치 AFC 1번 시드를 거머쥔 덕분에 주전들을 대거 쉬게 하며, 쫄깃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프리패스 수준으로 브롱코스가 플레이오프 막차를 탔다. 커맨더스의 대니얼스에 가려서 그렇지, 닉스의 루키 시즌도 상당 부분 인정받아야 하는 이유다.
암흑기를 지나 다시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이 돼 가는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2018년 전체 1순위 베이커 메이필드가 최고의 해를 보낸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는 NFC 남부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5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지만 이 팀 역시 그 과정이 쫄깃했다.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애틀란타 팰컨스, 뉴올리언스 세인츠, 캐롤라이나 팬서스가 속한 NFC 남부는 톰 브래디가 은퇴한 이후 농어촌 지구로 전락했다. 시즌 마지막주 경기 전까지 탬파베이는 9승 7패, 애틀란타는 8승 8패였다. 마지막주 경기에서 탬파베이가 지고 애틀란타가 이기면 9승 8패 동률로 올시즌 두 번의 맞대결 모두 승리한 애틀란타가 타이브레커에서 우위를 점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주에 탬파베이가 이기고 애틀란타가 지면서 다행히 그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애틀란타 꼬락서니가 딱 그래 보였다(...)
Surprise! 미네소타 바이킹스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올 시즌은 정말 놀라웠다. 바이킹스는 올 시즌 오랜 쿼터백 터줏대감 커크 커즌스를 애틀란타로 보내고 2003년생 JJ 맥카시를 10순위로 데려와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바이킹스 역시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이지만, 올해가 JJ 맥카시 루키 시즌인 만큼 플레이오프 진출은 장담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바이킹스가 속한 NFC 북부는 최근 최강자로 떠오른 디트로이트 라이온스, 전통의 강자 그린베이 패커스(그리고 쩌리 시카고 베어스)가 있는 극한의 전력을 자랑할 정도로 치열하다. 문제는 시즌도 시작하기 전에 터졌다. 맥카시가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것.
모두가 바이킹스의 불운에 공감할 때 의외의 구원자가 등판했다. 바로 2018년 드래프트 쿼터백 버스트 샘 다놀드. 샘 다놀드는 뉴욕 제츠가 18년 드래프트 때 3순위로 데려왔는데 당시만 해도 현지에서는 제츠의 암흑기를 구원할 Sammy Savior라고 칭송받았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결국 캐롤라이나 팬서스, 샌프란시스코 49ers를 전전하다 바이킹스에 정착한 샘 다놀드는 케빈 오코넬 감독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바이킹스에서 귀신같이 부활하여 14승 3패로 팀을 와일드카드에 진출시켰다. 바이킹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시드는 마지막 주에 결정됐는데 바로 지구 라이벌 디트로이트 라이온스와 지구 우승자를 가리는 경기에서 패하면서 14승으로 와일드카드에 만족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다놀드가 예전 버스트의 모습을 보여주는 바람에 팬들은 예전의 다놀드로 돌아왔다며 걱정, 우려하는 상황이다.
메이필드와 다놀드의 선전을 기원하며
탬파베이의 메이필드와 바이킹스의 다놀드는 2018년 드래프트 동기로 둘 다 원팀에서 트레이드되어 2022년 캐롤라이나 팬서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개인적 암흑기를 보냈다. 그 두 명이 이제 각자의 소속팀을 이끌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만약 와일드카드 라운드에서 탬파베이, 미네소타가 이기고, 7번 시드인 그린베이 패커스가 2번 시드인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이기면 디비저널 라운드에서 메이필드랑 다놀드가 맞대결한다. 두 명의 2018년 드래프트 기대주가 각각의 암흑기를 극복하고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는데 한 명만 이길 수밖에 없지만 지는 쪽도 명예롭게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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