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5 시즌 NFL 플레이오프 8강 (디비저널 라운드) 대진표가 결정됐다. AFC에서는 이변 없이 상위팀(지구 우승팀)들이 모두 승리했고, NFC에서는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한 메이필드의 탬파베이 버커니어스(NFC 남부지구 우승팀)와 다놀드의 미네소타 바이킹스(14승 하고도 와일드카드 진출한 팀)가 각각 워싱턴 커맨더스와 LA 램스에게 져 광탈했다. 두 쿼터백 다 캐롤라이나 팬서스에서 고생했고, NFC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할 수 있는 드라마가 나올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성사되지 않았다. 메이필드는 평소대로 했지만 신인의 패기에 무너졌고, 귀신같이 부활한 다놀드는 다시 귀신을 보며 몰락했다.
디비저널 라운드부터는 와일드카드 라운드를 부전승으로 건너뛴 두 1번 시드 팀인 AFC의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NFC의 디트로이트 라이온스가 등판한다. AFC에서는 1번 시드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4번 시드 휴스턴 텍산스가, 2번 시드 버팔로 빌스와 3번 시드 볼티모어 레이븐스가 맞붙고, NFC에서는 1번 시드 디트로이트 라이온스와 6번 시드 워싱턴 커맨더스, 2번 시드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4번 시드 LA 램스가 대결한다.
이번 시즌 최대 관심사는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슈퍼볼 3연패를 할 수 있느냐다. 1967년 슈퍼볼이 처음 개최된 후 NFL 역사상 슈퍼볼 3연패를 한 팀이 없다. 당장 다른 스포츠만 봐도 야구는 뉴욕 양키스, 농구는 시카고 불스가 쓰리핏을 두 번 이상 했다. 또한 전통의 강호 보스턴 셀틱스, LA 레이커스도 쓰리핏을 한 농구 팀이다. 하키 역시 쓰리핏 한 경우가 많은데 다섯 번이나 나왔다. 몬트리올 캐내디언스가 50년대에 5연패, 70년대에 4연패를 한 적이 있고, 뉴욕 아일랜더스가 70년대 후반, 80년대 초반 4연패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토론토 메이플리프스가 40년대에 3연패, 60년대에 3연패로 쓰리핏을 두 번이나 했다. NFL은 리그 자체가 너무 격렬하고 치열하며, 전술이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어느 한 팀이 우승을 하는 순간 리그 모든 팀들이 우승 팀을 견제하기 위해 전력 보강을 한다. 그리고 공격 여러 명이 수비 여러 명을 한 번에 상대하는 운동 특성상 체력 소모가 크고 팀웍이 상당히 중요한지라 그만큼 연속 우승에 대한 난이도가 높은 듯 하다. 2000년~ 2010년대 최강자였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도 2000년 이후 지구 우승만 17회 했고, 슈퍼볼 우승 횟수도 6회지만 쓰리핏은 하지 못했다.
캔자스시티 치프스는 올해도 슈퍼볼 우승을 해서 NFL 역사상 첫 쓰리핏이 나올 것인가? 이 팀은 그렇게 강한 팀인가?
올해 캔자스시티 치프스는 쓰리핏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2년의 우승을 견인한 패트릭 마홈스와 트래비스 켈시, 아이자야 파체코 등의 공격력은 살짝 모자른 모습이지만, 수비코치 스티브 스패그놀로가 지휘하고 있는 크리스 존스, 죠지 칼라프티스, 닉 볼튼 등으로 이뤄진 수비진이 매우 극강이다. 그리고 심판들도 많이 도와준다. 치프스가 일찌감치 1번 시드를 확정 짓고 시즌 마지막 경기에 주전들을 대거 쉬게 했는데, 마지막 경기 전까지 치프스가 상대 팀에 허용한 점수는 경기당 18점으로 리그 1위였다. (마지막 경기에 주전들이 대거 빠지며 38점 허용). 그야말로 수비가 이 팀을 하드캐리했다.
공격적인 면에서는 그다지 파워풀하진 못했다. 직관적으로 이번 시즌 한 경기에 30 득점한 날이 두 번밖에 안되는데, 이러한 수치는 챔피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30 득점을 초과해서 치프스가 올 시즌 31 득점 이상을 한 경기가 없는데, 전 시즌에 세 경기, 그전 시즌 다섯 경기, 그전전 시즌에는 아홉 경기나 있었던 전적을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올 시즌에 치프스 말고 한 경기에 31 득점 이상을 못한 팀이 뉴욕 자이언츠, 라스베가스 레이더스, 뉴욕 제츠,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다. 다 밑바닥에서 절고 있는 팀이다.
반대편 지구 디트로이트 라이온스가 31 득점 이상 경기가 열개다. 디비전 라이벌인 빌스와 레이븐스도 31 득점 이상 경기가 아홉 개나 된다. 그만큼 스패그놀로가 이끄는 수비진이 극강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방어가 최고의 공격이라는 말이 이 팀에겐 딱 맞는 말이다. 하지만 피지컬 괴물들이 다 모여있는 미식축구 특유의 저돌성 때문에 공격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하는데 치프스의 허약한 공격력은 늘 팀 승리의 발목을 잡을 뻔했다. 이 팀에게는 올 시즌 정말 많은 운이 따랐다. 정말 적절한 타이밍에 심판들의 콜이 많은 도움을 줬고 상대방의 삽질도 꽤 많이 도와줬다.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강한 팀인가'에 대한 나의 대답은 '아니요'다.
이 팀의 이번 시즌 경기를 보면 진짜 15승 2패를 할만한 팀이 아니었다. 정말 너무나도 운이 좋게 이렇게 많은 승수를 쌓아서 1번 시드로 진출할 수 있었다. 승리의 여신은 늘 이 팀의 손을 들어줬으며, 진짜 한 경기에 그 시즌 운을 다 썼다고 본 경기인데도 그 운이 그대로 다음 경기에 다시 쓰이는 패턴이 이번 시즌에 많이 보였다. 단기전인 플레이오프 특성상 3주 푹 쉰 주전으로 무장한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우승을 할 가능성은 높은 편이지만 적어도 정규시즌 동안 이 팀이 보여준 모습은 우승과는 거리가 먼, 강팀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다음 포스팅에는 15승 2패로 올 시즌을 마친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실제로는 15승 2패가 아니라는 것을 내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한 번 포스팅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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