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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과 분노. 공식 제목은 Fire and Fury - Inside the Trump White House. 2018년작.

작가 이름 멋지다. 마이클 울프.

뉴욕타임즈 기자 출신인 마이클 울프(Michael Wolff)가 도날드 트럼프의 미합중국 대통령으로 취임 전후의 스토리를 집필한 책이다. 저자는 백악관 내부에서 근무하는 주요 인물들(특히 스티브 배넌 - 前수석전략가)과 200건 이상의 인터뷰를 통해 백악관에서 일어나는 일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돌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애초에 트럼프 취임 후 100일 까지만 취재하려 했으나, 일련의 여러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면서 결국 1년 넘게 취재를 하게 된다. 취재 당시 책 제목을 "위대한 전환 : 트럼프 행정부의 첫 100일"로 할 예정이었으며, 백악관 관계자들은 책 내용이 전체적으로 트럼프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책이 출판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책이 거짓말 투성이며, 해석이 잘 못 되었고, 존재하지도 않는 소스에 의해 취재되었다며 법적 소송할 것임을 언급했다. 

트럼프 일가가 어떤 사람들인지 알 수 있다. 트럼프의 자녀들(전처와의 자녀들)과 멜라니아(영부인)는 대화가 없을 정도로 사이가 좋지않다던지, 트럼프와 멜라니아 서로의 생활에 간섭이 거의 없다던지 등, 가족 관계부터가 이상적인 대통령 가족은 아닌듯 했다. 특히 책에서는 사업가인 트럼프 일가가 미국의 대통령 자리 조차도 가족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언급한다. 재밌는 건, 가족들 중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거라고 생각한 이가 거의 없었다는 것. 트럼프 본인도 당선이 확정되자 귀신에 흘린듯 했다고. 이에 자신감을 얻어 딸인 이방카 트럼프는 훗날 자신이 미합중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책에서 보여주는 주변인들의 트럼프에 대한 평도 재미거리다. 시진핑(Xi Jinping) 중국 주석의 '시'(Xi)를 '엑시'로 발음해서 백악관 관계자들이 당황한 에피소드라던지,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주변인들에게 그에 대해서 조롱한다던지, 심지어 부비서실장 케이티 월시는 후일 트럼프를 상대하는 건 마치 어린애를 상대하는 것 같았다고 말할 정도니...

그와 일했던 초기 참모들은 다 그를 비난한다. 최측근이었던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비서실장이랑 동급)은 이미 철천지 원수지간이 됐고 제임스 코미 FBI 국장도 트럼프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 사실을 조사하자 트럼프가 전격 해임해버렸다. 배넌, 프리버스, 밀러 등 주요 백악관 인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화로 만들면 필립 시모어 호프맨 배우가 잘 어울렸을 것 같다.
가운데 203cm 형....농구를 하지 그랬어...

'화염과 분노'는 본래 트럼프가 김정은을 트위터로 위협할 때 쓰는 말로 우리 나라에서 유명해졌다. 책을 읽어보면 트럼프와 잘 맞는 단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한편으로는 그런 사람을 뽑아준 미국 유권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게 됐다. 이 책은 정치 서적이 아니고 그냥 한 나라의 대통령의 첫 출발을 그린 에피소드와 그와 관련된 인물들로 구성된 여러 개의 꽁트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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